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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금융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의 통화 확대 정책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처럼 물가 상승과 시장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시기에는 어떤 전략이 유효할까? 첨부된 강의 자료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구간에서의 자산배분 전략과 실전 투자 방법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인플레이션 시대, 주식과 채권은 안전하지 않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5%를 넘어서면서 금융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이 5% 이상을 기록했던 시기를 돌아보면, 주식과 채권은 대부분의 경우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채권은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사실상 구매력을 잃었고, 주식은 기업의 이익 감소와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인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듀크대학교의 캠벨 하비(Campbell Harvey) 교수에 따르면,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금, 원자재, 실물자산 등 대체 자산군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에너지, 산업 금속 등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가격이 상승하는 대표적인 자산군이다.
실물자산의 귀환: 금, 은, 원자재
금과 은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다. 강의 자료에서도 강조하듯이, 이러한 실물자산은 통화가치 하락기에 오히려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점은 금, 은뿐 아니라 **와인, 예술품, 우표 등 소위 '취미자산'**도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물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릴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강의에서 언급된 대로, 이러한 자산들은 전체 투자 시기 중 약 20%에 해당하는 고인플레이션 구간에서만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 따라서 전포트폴리오를 실물자산으로 대체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모멘텀 전략: 하락장에도 수익을 내는 비법
자료에서 가장 강조된 전략 중 하나는 바로 절대모멘텀(Absolute Momentum) 전략이다. 이는 최근 일정 기간(1개월, 3개월, 12개월)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매수/매도를 결정하는 추세추종 전략으로, 상승 추세에는 매수하고, 하락 추세에는 매도 혹은 포지션을 줄이는 방식을 따른다.
이 전략은 하락장에서 특히 유효하며, 여러 국제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험에서도 대부분의 대하락장을 피할 수 있었던 전략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코스닥처럼 인버스 ETF가 존재하는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도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구조다.
절대모멘텀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시장 방향성과 무관하게 수익 가능
- 하락장에서 손실 회피 기능
- 변동성 조절이 가능해 리스크 관리 용이
- 1, 3개월 모멘텀이 특히 효과적이며, 12개월 모멘텀은 다소 둔감
금과 은, 그리고 계절성
강의 자료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금과 은의 계절적 수익률이다. 과거 52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금은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은은 6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 금: 연환산 수익률 +14.35%, 승률 57.7%, 손익비율 1.94
- 은: 연환산 수익률 +22.71%, 승률 59.6%, 손익비율 1.83
이는 단순한 추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계절성은 금융 시장에서 잘 알려진 고급 투자 요인(Factor) 중 하나이며, 반복적인 패턴을 활용한 전략은 장기적으로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채권의 역할: 방어가 가능한 자산인가?
전통적으로 하락장에서는 채권이 주식의 손실을 완충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주식과 채권은 21세기 들어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이 구조는 20세기에는 오히려 정의 상관관계, 즉 주식과 채권이 함께 움직였던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경우, 실질 금리 하락으로 채권 수익률 역시 약화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채권만으로 하락장에 대응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의에서는 금, 절대모멘텀과 함께 분산 헷징 수단으로 채권을 포함시키는 전략을 추천한다.특히 한국 주식과 미국 채권 간의 원-달러 환율 연동성 덕분에, 미국 채권은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훌륭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
결론: 금, 채권, 절대모멘텀의 3각 조합이 해답
강의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금, 절대모멘텀, 채권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자산군으로, 이들을 혼합함으로써 대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전략은 상관관계가 낮아, 하나가 부진하더라도 나머지가 방어막이 되어줄 수 있다.
실물자산의 중요성, 모멘텀 전략의 유효성, 채권의 포지셔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산배분은 앞으로의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시장은 언제든지 예측을 배신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과 체계적인 자산배분은 투자자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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